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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의보감 부인편에 제일 처음 나오는 것이 구사(求嗣)입니다. 여기서 ‘嗣’는 한 집안의 대를 잇는다는 뜻으로 흔히 ‘後嗣를 얻었다’는 표현으로 많이 사용므로, 구사(求嗣)는 임신하게 하는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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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처음 나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면 예나 지금이나 임신이 부인에게 있어서 중요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불임의 정의는 ‘정상적인 성인 남녀가 결혼한지 1년이 넘도록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로 보고 있습니다.

     한의원에 내원하실 때는 대부분 산부인과 검사상 이상이 없는데, 임신이 되지 않는 흔히 ‘원인 불명성’ 혹은 ‘기능성 불임’으로 진단받고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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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의보감에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으로 불임을 치료합니다.

 
조경(調經)
임신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월경을 고르게 해야 한다.
임신하지 못하는 부인들을 보면 반드시 월경 날짜가 앞당겨지거나 늦어지며 혹 그 양이 많거나 적다. 그리고 월경을 하기 전에 아프거나 월경을 한 뒤에 아프며 혹 월경색이 짙은 자줏빛이고 혹 멀겋거나 덩이지기도 하면서 고르지 못하다. 이렇게 월경이 고르지 못하면 기혈(氣血)이 조화되지 못하여 임신할 수 없게 된다.
보혈(補血)
임신하지 못하는 부인이 여위고 약해지는 것은 자궁에 혈이 부족된 것이므로 음(陰)을 늘려 주고 혈(血)을 보해야 한다.
거담(祛痰)
임신하지 못하는 부인의 몸이 지나치게 살쪄서 자궁에까지 영향이 있을 때에는 습(濕)과 울담(燥痰)을 헤쳐야 한다.
 

     즉, 월경이 고르지 못한 경우는 일단 월경을 고르게 해야하고(調經), 월경이 고른 경우는 체형에 따라 보혈(補血) 혹은 거담(祛痰)을 통해 기혈과 장부의 균형을 맞춰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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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항상 우선되어야 하는 원칙은 불임이란 질환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몸 전체를 살피는 일입니다. 소화기가 지나치게 약해서 음식을 잘 못 먹어서, 혹은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가 지나쳐서 홧병이 있는 경우는 불임이란 질환 이전에 몸 전체의 기혈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우선됩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유산은 무엇일까요? 막대한 재산?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 충분한 교육? 사람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모두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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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에서는 부모로부터 받은 생명력을 선천지기(先天之氣)라고 합니다. 선천지기는 잉태되는 순간 결정되어 평생을 좌우하게 됩니다. 건강한 부모에게서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공상 과학 영화에서처럼 좋은 유전자를 골라서 임신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올지도 모르지만, 사랑없는 임신과 출산이 과연 행복할까 하는 의문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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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남편과 아내가 좋은 건강 상태에서 임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건강한 아이를 임신하려면
(1) 부모가 젊을 수록 유리합니다.
(1) 결혼과 출산이 점차 늦어지는 현대인에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임신을 준비하신다면 최소한 한 달 전 부터는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 금주, 금연을 실천하면서
(2)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 올리셔야 합니다.
(3) 관리가 불가능하거나, 관리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질환이나 피로는 진료를 통해 개선하도록 하십시요.
 
     대체적으로 임신 20주 이전에 반복적으로 3회 이상 유산하는 것을 습관성 유산이라고 말하는데, 수정된 태아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는 계류유산이나 습관성 유산이 증가하면서, 임신 초기에 관리를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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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을 못하는 사람도 고통스럽지만, 뱃속에 가졌던 아이를 반복해서 잃는 아픔을 겪는 사람들의 고통은 그 이상일 것입니다. 뜻하지 않은 유산을 경험한 여성들은 자책감으로 괴로워합니다.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다시 임신이 되어도 기쁜 마음보다는 불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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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에서는 습관성 유산을 '활태(滑胎)' 라 말합니다. 활태의 주된 원인으로 체격이 작고 쉽게 피로한 여성의 경우엔 충임맥(衝任脈)의 약화로 인한 자궁 기혈 저하가 많고, 평소 아랫배가 냉하거나 손발이 찬 경우, 지나치게 뚱뚱한 여성이 유산이 반복되는 경우엔 자궁 냉증(冷證), 자궁 어혈(瘀血)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산이 반복 되신다면 임신을 계획하시기 전에 미리 증상과 체질에 맞게 치료를 하고 준비를 해서 최적의 건강 상태에서 임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동의보감 중 ‘태아를 여위게 해서 낳기 쉽게 하는 것(瘦胎令易産)’이란 단락에 나와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기혈이 허약한 임신부가 9~10개월이 된 때에 조리를 잘하지 못하였거나 너무 지나치게 안일했거나 너무 살이 쪄서 기혈이 몰리는 등으로 태아가 잘 돌지 못할 때 복용하면 자연히 쉽게 해산한다. 임신부가 해산할 달에 약을 먹으면 쉽게 해산할 뿐 아니라 병이 없어진다. 태아가 수축되어서 쉽게 해산하므로 자연히 난산할 염려가 없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처방으로 불수산(佛手散)이 있는데, ‘부처의 손길’이라는 뜻의 이 처방은 가난한 자는 글자만 써서 지니고 있어도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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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정부부한의원에서는 예정일 한 달에서 보름 전부터 불수산을 복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가까운 가족은 물론 멀리서 소개를 받고 오신 분들까지 순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꼭 인사를 건네시는 처방입니다.
 
     동의보감 산후 치료법에 “해산 후에는 반드시 어혈을 몰아내고 허한 것을 보해 주는 것이 주가 된다. 어혈이 없어진 다음이라야 보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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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혈 제거는 오로(출산 후의 출혈)의 제거와 자궁 퇴축의 촉진이 중요하므로 출산 직후 부터 복용을 시작해야 하며, 산후 보약은 출산 후 삼칠일이 지난 다음 거동이 가능한 때(출산 후 한달 이내) 내원하셔서 산후 상태에 따라서 진맥 후 쓰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혈처방은 출산한 후에는 모두에게 공통적이므로 출산 전 미리 처방을 받아놓아 출산 직후부터 바로 복용하고, 출산 후엔 붓기, 출혈, 모유수유, 관절통 등 개인에 따라 차이가 많으므로 거동해도 무리가 없는 삼칠일이 지난 다음 내원해서 정확한 진단 후 복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산후풍
중년 여성분들 중에 산후풍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산후풍은 출산 후 조리가 잘못되어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당시엔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조리에 소홀하지만, 세월이 흘러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부터 증상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완고하게 치료가 안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발병 직후보다 나중에 고생한다는 특징이 교통사고 후유증과 같은데 둘다 어혈이 중요 원인이 됩니다. 산후 조리 처방은 산후풍을 예방하는 적극적이며 효율적인 치료법입니다.
 
유산 후 조리
유산 후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출산 후 보다 조리에 소홀하기 쉽습니다. 유산 후 조리의 중요성을 동의보감에서는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상 몸풀기는 비유해 말한다면 밤이 다 익으면 깍지가 저절로 벌어져서 깍지나 밤톨이 다 아무런 손상도 없는 것과 같다. 유산을 비유해서 말한다면 아직 채 익지 않은 밤을 따서 그 송이를 비벼서 밤깍지를 손상시킨 뒤에 밤톨을 발라내는 것과 같아서 자궁이 손상되고 탯줄이 끊어진 뒤에 태아가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산했을 때에는 10배나 더 잘 조리하고 치료해야 한다.”
 
     유산 후 조리도 산후 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산후와 달리 충분한 조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됩니다.